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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북한 핵 앞에서 ‘한국형 핵억제’는 가능한가
- 한미 핵협의그룹은 무엇을 바꿨나…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미국의 확장억제는 작동하는가
작성 : 2026년 10월 03일(토) 15:25 가+가-
[신동아방송 서울=천오복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어려운 질문이 남는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에서 전작권이 한국으로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핵 위협을 억제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한민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한미가 구축하고 있는 확장억제 체계와 핵·재래식 통합, 그리고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느냐가 핵심이다.

2026년 6월 11일 서울에서는 제6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가 열렸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정보공유와 핵 위기 시 협의 절차, 핵·재래식 통합(CNI), 연합연습과 훈련, 전략적 메시지, 위험 감소 등이 논의됐다.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능력을 활용해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공약도 재확인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NCG가 단순한 외교 협의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핵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한미가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하며 공동 대응의 방향을 조율하는 제도적 장치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전작권 전환과 핵억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을 단순히 한국군이 미군 대신 전쟁을 지휘하는 문제로 이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유지되고, 미래 연합방위체계 아래에서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구조가 추진된다.

국방부 역시 전작권 전환을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능력을 확보하면서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한국군이 전쟁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도 미국의 핵·전략전력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 것인가.

바로 이 지점에서 NCG의 중요성이 커진다. 핵무기가 없는 한국, 그렇다면 무엇으로 억제하나. 대한민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다. 그렇다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의 기본적인 억제 구조는 크게 세 축으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강력한 재래식 전력이다.

둘째는 한국의 미사일방어와 감시·정찰·지휘통제 능력이다.

셋째는 미국의 확장억제다.

여기에 NCG를 중심으로 한 한미 간 핵 관련 협의와 핵·재래식 통합이 더해지는 구조다.

국방부는 NCG를 북한 핵위협 억제와 대응을 위한 한미 양자 협의체로 설명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으로 뒷받침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대한민국의 핵억제는 ‘한국이 핵무기를 갖느냐’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동맹의 핵억제 능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의 문제다.

가장 중요한 단어, CNI

최근 한미 안보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바로 핵·재래식 통합, CNI다.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을 서로 별개의 영역으로 놓는 것이 아니라 핵 위기 상황을 고려한 동맹의 전반적인 억제와 방위체계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국방부는 NCG의 주요 과업 가운데 하나로 CNI를 제시하고 있으며, 한미 핵억제와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연습과 훈련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더욱 중요하다.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한다면 한국군 지휘부가 미국의 확장억제와 동떨어져 움직여서는 안 된다. 반대로 미국의 전략적 억제력만 믿고 한국군 자체의 재래식 대응능력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한국의 책임과 미국의 확장억제가 하나의 체계처럼 연결돼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형 핵억제의 약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약점은 국민이 실제 작동 구조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쟁 상황에서 국민이 궁금한 것은 복잡한 군사용어가 아니다.

북한의 핵 위협이 발생하면 누가 판단하는가. 한국과 미국은 얼마나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는가. 대통령의 국가적 결정과 군의 작전적 판단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한국군과 미군의 지휘체계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실제 위기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답을 얻어야 억제력에 대한 신뢰도 생긴다. 억제력은 무기 숫자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공격했을 때 반드시 대응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억제가 성립한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군사력만이 아닐 수 있다.

핵무기는 실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심리적 효과가 크다.

북한이 핵 위협을 과시했을 때 대한민국 사회가 공포와 혼란에 빠지고 한미동맹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면 그것 자체가 안보상의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핵 억제에는 군사력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와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도 포함돼야 한다.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한미 간 협의체계가 작동하고 있으며, 국가 지휘체계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핵 억제는 군사력과 외교, 정보, 지휘통제, 국민 신뢰가 결합된 종합적인 국가 능력이다.

전작권 전환의 진짜 시험대

전작권 전환이 성공했다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군 장성이 미래 연합사령부의 지휘관이 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한미동맹의 확장억제가 흔들리지 않고 작동해야 한다.

동시에 한국군은 감시·정찰, 지휘통제, 미사일방어, 정밀타격, 군수지원 등 자체적인 핵심 군사능력을 갖춰야 한다.

국방부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보강과 한미동맹 기반의 확장억제 강화를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작권 전환은 미국에게 책임을 넘기는 것도 아니고 미국을 한반도에서 밀어내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책임은 더 커지고, 동맹의 역할은 더욱 정교해지는 과정이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두 가지 극단이다.

하나는 대한민국이 이제 혼자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이 없으면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과도한 의존이다.

둘 다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이 만들어야 할 답은 그 중간에 있다.

한국군은 스스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한미동맹은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더욱 강력하게 작동시키는 것.

그리고 그 두 능력이 위기 상황에서 하나의 체계로 움직이는 것.

그것이 전작권 전환 이후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전작권 전환의 성공 여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한국이 주도하면서도 한미동맹의 억제력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가.”

그 답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지휘관의 계급장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핵 위협 시대에도 스스로 국가를 지키면서 동맹과 함께 싸울 수 있는 국가인가를 증명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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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o589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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