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인권침해 겪어도 말 못한다”… 경기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실태 첫 공개
579명 전수 조사… 근로계약 이해도·인권침해 대응 미흡 드러나
공공형 근로자, 초과임금·언어폭력 등 인권 침해 비율 더 높아
내년 초 ‘계절근로자 인권 증진 제도개선안’ 마련해 개선책 추진
작성 : 2025년 12월 11일(목) 12:24 가+가-
[신동아방송 경인 = 정윤성 기자]
경기도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인권 상황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조사한 결과, 인권침해를 경험한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긴급 상황에서 어떤 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초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 인권담당관, 농업정책과, 경기도농수산진흥원, 한양대학교 에리카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추진했으며,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농가를 직접 방문해 계절근로자 419명(직접고용 336명·공공형 83명), 고용주 126명, 시군 공무원 34명 등 총 57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자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힌 비율은 78.2%였으나, 계약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54.4%에 머물렀다. 일터에서의 인권침해 유형으로는 ▲근로계약서와 다른 근무지 배치(14.3%) ▲초과근로수당 미지급(13.3%) ▲언어폭력(11.1%) 등이 주요 사례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형 계절근로자의 경우 ▲초과임금 미지급 35.4% ▲언어폭력 29.1% ▲추가 숙소비 부담 22.0% ▲근무지 불일치 21.0% 등 전반적으로 직접고용보다 높은 수준의 침해 경험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인권침해 경험자(96명) 중 87.5%는 “참고 넘어갔다”고 답해 대응체계 접근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움 요청 기관을 알고 있다는 응답 역시 41.9%에 그쳤다.
고용주 조사에서는 평균 근무시간이 9.2시간, 휴식시간 1.7시간, 월 휴무일 3일, 평균 임금 198만 원, 숙박·식비 등 공제액은 19만4천 원으로 나타났다. 임금명세서를 교부한다는 고용주는 58.4%에 불과했으며, 이 중 출신국어로 제공되는 사례는 39.2%로 제한적이었다.
근로자들에게 제공되는 숙소는 ‘일반주택’이 36.8%로 가장 많았고, 임시 가건물(22.8%), 고용주 부속 숙소(15.8%), 원룸(11.4%)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시군 업무 담당 공무원 76.5%는 담당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24.2%는 브로커·매니저 등 중개인을 통해 업무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출신국어 번역자료 및 통역 지원 비율은 71% 수준이었으나, 담당 인력이 1명인 지자체에서는 지원률이 더 낮았다.
중개인 비용을 지급한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는 라오스 근로자가 79.4%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 6.7%, 캄보디아 7.4%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재고용이 중요한 계절근로자의 특성상, 실제 피해를 드러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도는 올해 고용주 796명을 대상으로 노무·인권교육을 확대하고, 3개 시군 공공형 근로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 최현정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근로계약·언어 접근성·안전·중개인 문제 등을 아우르는 종합 개선안을 만들겠다”며 “계절근로자가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도내 행정기관 및 도 산하 기관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는 누구나 경기도 인권센터에 상담과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
박대영기자 기사 더보기

dypark@sda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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