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방송=김기남 기자] 여수상공회의소 박용하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2억 원에 이어 또다시 8억 원을 변제명목으로 입금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1월1일 여수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지난 3월 와이엔텍을 통해 2억원을 기부금으로 입금한데 이어 지난달 25일 여수상의 측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본인 명의 ‘변제명목’으로 여수상의 계좌를 통해 8억원을 입금했다.

박 전 회장은 그동안 상의 측에서 밝힌 현금 사용 후 증빙자료가 없는 8억 1000만 원과 또 재임 기간 동안 1,468병의 와인 구매액 1억6,700만 원을 상의 예산으로 지출하고도 증빙자료와 와인사용처를 밝히지 않는 등 여수상의 현 집행부와 각을 세워 오며 횡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10억원대의 횡령의혹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회장이 일방적인 입금을 두고 수사 과정에서 방어용이 아니냐는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여수상의는 지난달 31일 박 전 회장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고 “박 전 회장이 진지한 사과는 물론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상의 계좌에 입금한 저의가 무엇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현재까지 파악된 사실관계에 따르면 상당한 기간에 걸친 반복적인 범행으로 상의에 큰 소실을 입혔다”며 “상의가 어렵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피해 회복을 요청했음에도 일관되게 행위를 부인해 온 터라 입금에 대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입금 금액이 어떠한 사유로 송금한 것인지, 변제가 어떤 행위에 관련된 것인지 취지와 내역을 밝혀 줄 것을 정식 요청한다”며 ”금액이 범법행위에 관한 것이라면 일방적인 피해 금액 송금에 앞서 회장의 지위를 남용해 공적기관의 재정을 유용한 것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회장이 현재 와인밀수와 횡령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여수상의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입금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20억 원을 들여 신축했다던 상의 회관 건축비가 15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지출된 것을 비롯 전문가 적산 과정을 통해 조경을 포함한 공사입찰과 업체선정 등 신회관 추진과정의 각종 추가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어어서 변제금액은 물론 책임한계를 예측하기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3월 여수상공회의소는 현 이용규회장이 당선된 이후 인수인계를 요청했으나 전임회장측이 외면하자 업무파악을 위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업무개선사항이 수록된 컨설팅 결과 보고서를 통해 불합리한 운영과 각종 위법사항이 확인되자 박 전회장 측에 대책마련을 촉구했으나 수차례 약속을 하고도 이행하지 않자 지난 4월 박 전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