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방송=조도환 논설위원] 기원 전 秦나라의 기록이 강렬한 이유는, 황하와 양자강 사이의 조그마하긴 하지만 연·조·제·위·한·초라는 자잘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한, 강력한 독재자의 출현 때문일 것이다.

대륙을 통일한 강력한 독재자 진왕 정은 스스로를 시황제라 칭하고 후대를 2세, 3세, ... 만세황제라 부르라하지만, 2세 황제 호해에서 오광, 진승의 봉기를 시작으로 결국엔 항우에게 멸망당하게 된다.

이후의 이야기는 잘 알려진 초·한전으로, 역발산기개세의 항우는 전장에 우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등 원칙 없는 논공행상과 전횡으로 범증마저 떠나며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만, 유방은 소하, 한신, 장량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적용하면서, 중국인들이 두고두고 자랑하는 漢族의 시조라는 漢나라를 세우게 된다.

막강한 군사력으로 대륙을 통일한 진이 얼마가지 못하고 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진시황이 마지막 여행지인 사구에서 부소를 후임으로 계승한다는 유서를 남기며 죽자, 동행했던 환관 조고(趙高)와 승상 이사(李斯)가 가짜 유서를 만들어 부소를 자살하게 만들고 호해를 황제로 옹립하는데, 이후 이사마저 제거한 조고는 사위 염악 등 자신의 측근들을 주요 관직에 임명하면서 권력을 장악했고,

호해에게는 아방궁에서 끝 모를 향락과 사치, 주색잡기에 골몰하도록 중독 시키고, 옥리(獄裏)를 앞세워 수백만 백성들을 아방궁공사와 만리장성공사 등 수많은 토목공사에 강제로 동원해서는,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죽이면서 민심이 이반된 것이 제일 큰 원인일 것이다.

결국 어리석은 군주가 자신의 가정교사인 내시(內侍)에게 승상 자리까지 내주었고, 獄裏가 권력을 사사로이 휘두르는 것을 방관하면서 인사가 만사임을 알지 못한 것이 멸망의 주 요인이라 할 것이다.

옛말에 "오는 것을 알지 못하면서 가는 것만을 살핀다."는 말이 있다.
어진 신하를 알아보고 제대로 임명한 군주의 나라는 크게 일어났으나, 호해처럼 아는 것이 부족해 내시를 임명한 군주의 나라는 어지럽고 위태로워지며 심지어 멸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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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핵관은 반복되면 안 된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