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과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 수사 결과는 매우 부실하고 비상식적”이라며 “차명 부동산이 나오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에 의하면, 손 의원은 2017년 5월과 9월 사실상 대외비 자료인 목포시의 도시재생사업 자료 등을 목포시청 관계자로부터 받았다.
이후 손 의원은 사업구역에 포함된 약 14억원 상당의 건물 21채(토지 26필지)를 지인에게 소개하거나 남편이 대표로 있는 재단 명의로 매입했다. 이 중 목포 창성장 등 건물 2채(3필지, 7200만원 상당)는 조카 명의로 차명 매입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국회의원 지위를 통해 얻게 된 대외비 정보를 부동산 매입이라는 사적인 용도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부패방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업무 중 알게 된 비밀로 본인이나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이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비밀을 이용해 취득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은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다.
이번 수사를 통해 검찰은 논란이 됐던 목포 여관 창성장의 실소유주는 조카가 아닌 손 의원이라고 판단했다.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핵심적으로 부동산의 물색과 매매계약, 부동산 활용 계획 등을 모두 손 의원이 결정했다는 점이다.
검찰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 대금과 취·등록세, 수리 자금 등의 출처는 모두 손 의원 돈이었다. 심지어 건물이 낡아 수리비가 매매 대금보다 더 많은데도 수리비 전액을 손 의원이 부담한 것 등을 고려할 때 손 의원의 차명 재산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손 의원 측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보면 한 조카의 부동산은 차명이 아니고 다른 조카 소유의 창성장만 차명이라고 돼 있다. (창성장의 경우)조카에게 증여를 하고 운영에 도움을 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창성장의 경우) 증여를 받는 명의자가 납부할 증여세를 손 의원이 송금해 납부했다. 증여를 받은 또 다른 조카의 경우 자신의 건물을 담보로 증여세를 낸 점 등에 비추어 차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명의등기법에 의하면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은 손 의원이 받은 자료를 사실상의 대외비인 ‘보안자료’라고 하면서 부패방지법상의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로 보았다. 이에 따라 자료를 얻기 전에 손 의원 측 인사가 목포에 산 건물 3채(3필지)는 부패방지법 위반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손 의원 측은 “이 자료는 보안자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자료를 제공한 목포시도 “도시재생사업은 사전에 공청회를 통해 주민과 함께 토론하고 추진하기 때문에 보안자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 자료가 공무상 비밀이 될 것인지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손 의원과 함께 대외비 정보를 활용해 딸 명의로 창성장 등(건물 2채, 3필지)을 함께 매입하고 남편과 지인에게 건물 4채(4필지)를 매입하도록 한 보좌관 A씨(52)와 손 의원에게 목포 지역 부동산을 소개한 청소년 쉼터 운영자 B씨(62)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친정 더민주, 검찰 손의원 기소에 180도 달라진 모습
한편, 손혜원 의원이 부패방지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18일,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손 의원이 이 사건으로 탈당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하루 손 의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 공식회의에서는 물론이고 대변인 논평도 없었다. 더민주의 한 대변인은 “우리 당 소속 인물도 아닌데 굳이 언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검찰의 불구속 기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을 통해 목포에 차명으로 소유한 제 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손 의원의 부동산 차명 구매 의혹이 범죄 사실로 인정됐다. 손 의원에게 부동산을 소개해준 사람이 목포시의 보안자료를 절취했다거나, 손 의원의 보좌관이 해당 자료 내용을 누설했다는 등의 내용은 처음 드러난 혐의다.
손 의원을 둘러싼 민주당의 분위기에 대해 한 핵심 관계자는 “당장 ‘핫’한 이슈가 아니고, 꾸준히 논란이 돼온 것도 아니라서 대체로 관심이 없다. 이제는 당적이 있는 민주당 사람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할 때와는 180도 바뀐 모습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불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민주당이 손 의원 ‘손절매’에 나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때마침 지난달 말, 민주당의 지역위원장 공모에 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는 정청래 전 의원이 단독으로 지원했다. 최종 결정만 남았을 뿐, 사실상 마포을의 민주당 주자는 정 전 의원으로 굳어진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날 선 논평을 쏟아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보여 왔던 뻔뻔한 변명과 오만한 자세에 대해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기어이 막아주는 등 손 의원 비호에 앞장섰던 민주당은 더 이상 영부인의 친구라는 이유로 눈치나 보지 말고 즉시 국정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c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