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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기정점 판단 유보
경제정책 실패 비판 우려했는지 통계청 경기정점 판정 유보
작성 : 2019년 06월 18일(화) 07:41 가+가-
통계청이 17일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위원회를 열고 최근 우리나라 경기의 정점이 언제인지를 논의했으나 판정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청은 "경기 정점 설정 소요 시간이 과거보다 짧고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나 GDP 순환 변동치 등 지표 변동이 미비한 점이 있어 9월쯤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초 통계청은 이날 2017년 6월 또는 9월을 이번 경기 순환 주기의 정점으로 판단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2017년 2분기 언저리가 경기 정점으로 보인다"며 "6월에 공식적인 정점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통계청이 정점 판정을 보류한 것은 "경기 하강 국면에 정부가 잘못된 경기 인식을 바탕으로 경기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쏟아내면서 경기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 활동은 상승기와 하강기를 겪는데 바닥-상승-정점-하강에 이르는 한 사이클을 경기 순환 주기라고 한다.

통계청은 경기의 국면이 전환하는 시점(저점·정점)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이는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중요하게 활용된다. 이번 경기 정점은 2017년 6월 또는 9월로 판정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 시기에 경기가 꼭짓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경기 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2017년 9월 101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을 타며 올해 4월에는 98.5까지 떨어졌다.

경제성장률도 2017년 3분기 1.5%(전 분기 대비)로 깜짝 성장한 뒤 4분기 -0.1%, 2018년 1분기 1% 등 성장세가 꺾였다. 고용 시장에서는 음식·숙박업 등에서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고용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산업계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기업의 수출과 영업이익이 2018년 1분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경기가 이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은 일찌감치 나왔다. 이후 경기 하락세가 점점 뚜렷해지는데도 청와대와 정부는 "경제가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매달 발간하는 '최근 경제 동향'(일명 그린북)에서 지난해 9월까지 경기가 '회복세' 즉 상승 국면이라고 평가하다가 올해 4월이 돼서야 '부진'을 인정했다.

청와대는 한술 더 떠 최근까지도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문 대통령, 올해 5월 14일) "거시 경제에서 굉장히 탄탄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 5월 16일)고 했다.

그러다 6월이 돼서야 "우리 경제성장세의 하방 위험이 커졌고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윤종원 경제수석, 6월 7일)고 태도를 바꿨다.
정부가 잘못된 경기 진단을 장기간 고집한 것은경기 하강 국면에서 잘못된 정책을 썼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세상에 없는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경기 정점기인 2017년 중반부터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강행,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경기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잇따라 쏟아냈다.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도 건설 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미국 금리 인상을 따라잡기 위해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체온이 떨어지는 환자에게 해열제를 집중 처방한 셈이다.

통계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기준 순환일 판정을 보류한 것도 정부의 경기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잘못된 정책에 외부 충격까지 더해져 이번 경기 하락기가 이례적으로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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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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