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17일 태광그룹 소속 19개 계열사가 총수일가의 개인회사인 휘슬링락CC(티시스)로부터 김치를 고가에 구매하고 또 다른 개인회사 메르뱅으로부터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대규모로 와인을 구매한 행위를 적발해 총 21억 8천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거래에 참여한 계열사 19개 법인과 이호진 전 회장과 김기유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은 검찰에 고발됐다. 이 전 회장과 김 실장은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골프장 휘슬링락CC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 4월부터 김치를 위탁 생산해 각 계열사에 구매량을 할당,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태광그룹은 김치 가격을 시중가보다 3배 이상 비싼 10kg당 19만 원으로 가격을 정했다. 그룹으로부터 물량을 할당받은 계열사들은 직원 복리후생비, 판매촉진비 등 회사비용으로 이를 사들여 일부는 직원들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김치를 지급하기도 했다.
또 태광산업, 대한화섬 등은 김치 구매 비용을 회사 손익에 반영하지 않기 위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전용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돼 김치 생산을 중단했던 2016년 9월까지 태광 계열사가 휘슬링락CC로부터 사들은 김치는 512.6톤, 95억 5천만 원어치에 달한다.태광 측은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고급 김치라는 주장을 했지만 투입재료와 생산방식, 유통방식을 고려하면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에 비해 현저하게 고가에 판매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실제로 휘슬링락CC의 김치 부문 영업이익률은 43.4~56.2%로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의 10배를 넘는 수준이다.태광그룹 경영기획실은 또 총수일가가 100% 출자한 와인소매유통사 메르뱅을 통해 계열사에 46억 원어치의 와인을 판매하기도 했다.
2014년 7월 '그룹 시너지'제고를 위해 계열사 선물을 메르뱅 와인으로 활용하라고 한데 이어 8월에는 임직원 명절 선물로 메르뱅의 와인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이 과정에서 세광패션 등 일부 계열사는 김치 구매 때처럼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용하기도 했다.
계열사들은 경영기획실 지시에 따라 메르뱅의 가격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거래조건에 대한 합리적 고려나 다른 와인 판매사와의 비교 없이 총수일가 보유 회사와 상당한 규모의 내부거래를 할 경우에도 사익편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이 전 회장 일가는 김치를 통해 25억 5천만 원, 와인으로 7억 5천만 원 등 총 33억 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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